한국 슈퍼 로봇을 최초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로봇 애니메이션 대백과
〈한국 슈퍼 로봇 열전〉은 7~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추억으로 남아 있는 태권브이와 우뢰매를 비롯한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한국 애니메이션들을 총정리한 책이다.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에서 시작된 한국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변변한 볼거리가 없었던 당시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은 남자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만화와 프라모델 등 관련 산업 전반에 파급되어 독특한 어린이 문화를 형성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 애니메이션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는 물론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조차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영웅이었던 슈퍼 로봇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원본 필름이나 관련 자료 역시 온전히 보전되어 있는 것이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태권브이의 원본 필름마저도 애호가들의 몇 년간의 수고와 노력 끝에 간신히 불완전한 필름을 복원해 재개봉한 적이 있을 뿐 추억의 로봇 애니메이션들을 지금 과거의 모습 그대로 다시 보기는 매우 힘들어졌다. 이는 당시 정치사회적으로 금지 상태였던 일본 대중문화를 모방하며 성장해온 국내 애니메이션계의 근본적인 문제와 아동 대중상품 산업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과거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슈퍼 로봇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한국 슈퍼 로봇들이 일본 로봇의 영향을 어떻게 받았고, 당시의 제작 환경이나 현실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쓰고 있는 저자 페니웨이는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집필한 이 책을 통해 당시 같은 기억을 공유했던 이들과 추억을 나누면서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과거의 잘못된 유산들을 무작정 비판할 것이 아니라 한국 애니메이션 생태계를 건전하게 가꾸는 인식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애니메이션 콘셉트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한상헌 작가가 새로 그린 한국 슈퍼 로봇 일러스트 수십 점과 대형 브로마이드, SD 캐릭터 스티커(초판 한정)가 수록되어 있다.
잃어버린 기억 속 슈퍼 로봇을 찾아서
슈퍼 로봇을 통해 바라본
한국 애니메이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태권브이, 청동거인, 썬더A, 간담브이, 우뢰매…… 어린 시절 만화영화에 등장하던 로봇들은 우리의 꿈이자 상상력의 원천이었고, 악의 무리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던 영웅들이었다. 어리고 약했던 우리는 만화영화 속 로봇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한 목소리로 그들을 응원했다. 그러나 수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던 로봇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그 흔적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한국의 슈퍼 로봇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슈퍼 로봇들을 다시 불러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우리의 로봇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우리나라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최고로 인기를 누리던 시기는 70~80년대였다. 방학 시즌에 맞춰 시민회관 등에서 개봉했던 장편 만화영화들은 다양한 볼거리가 부족하던 당시 어린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태권브이로 대표되는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만화나 완구, 학용품, 식품 등 관련 캐릭터 상품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모으며 어린이들의 대표 문화상품으로 사랑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 인기를 끌던 애니메이션의 원본 필름이 온전히 보관되어 있는 것이 드물어 새롭게 복원 작업을 하지 않는 이상 다시 극장에서 상영하거나 DVD 등으로 다시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던 〈로보트 태권브이〉마저도 애호가들의 몇 년간의 수고와 노력 끝에 간신히 불완전한 필름을 찾아내 복원 작업을 거쳐 재개봉한 적이 있을 뿐 추억의 애니메이션들은 어느덧 우리 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 슈퍼 로봇 애니메이션의 모든 것
어떤 이유에서든 유년기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애니메이션의 흔적이 사라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 저자는 희미해진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관련 자료를 하나둘 정리하여 추억의 로봇 애니메이션들을 한 자리에 모은 책을 완성하였다. 이 책에는 한국 최초의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황금철인〉부터 〈로보트 태권브이〉 시리즈, 〈황금날개 123〉, 〈로보트 킹〉, 〈혹성로보트 썬더A〉, 〈슈퍼 마징가 3〉, 〈외계에서 온 우뢰매〉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슈퍼 로봇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개봉 연대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각 작냇들의 제작진과 줄거리, 캐릭터 디자인과 내용에 대한 평가는 물론, 당시 사회상과 대중문화계의 현실을 알 수 있는 신문기사와 비교 자료, 해외 출시 DVD 정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수록하였다.
70~80년대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실과 한계
과거 우리의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마징가 제트〉나 〈기동전사 건담〉 같은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의 영향 하에서 제작된 것들이 많았다. 주요 메카닉 디자인은 물론 이름이나 캐릭터들을 모방하여 어설프게 만들어진 것이 많아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부끄러운 감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일본 대중문화 수입이 금지되고 있던 상황에서 일본의 하청 작업을 하며 모방하기 쉬운 조건에 놓여 있던 열악한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이 빚어낸 안타까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아동용 상품이라는 편견이 작용해 작품의 질과 완성도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제작하던 구조적 문제도 이러한 결과를 낳은 이유라고 보여진다. 비록 이 작품들이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무작정 허물을 감추기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당시 현실을 인정하고 잘못된 점은 반성하고 받아들여야 할 점은 계승하면서 앞으로 더 나은 작품을 창작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추억의 로봇들을 재발견하다
이 책을 집필한 저자는 ‘페니웨이의 In This Film’이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대중들에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독특한 매력을 가진 영화를 발굴해 소개하는 괴작 열전, 속편 열전 등의 연재물로 많은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파워블로거다. 대중문화 가운데서도 소위 B급 문화라 불리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저자는 유년기의 추억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장편 만화영화 속 슈퍼 로봇들의 세계를 다룬 이 책을 통해 우리 슈퍼 로봇들을 재발견하고 더 나아가 〈트랜스포머〉 같은 슈퍼 로봇 애니메이션이 우리나라에서 다시 만들어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실사판 〈로보트 태권브이〉의 제작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라 그 꿈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뽀롱 뽀롱 뽀로로〉 같은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극장용 애니메이션 〈마당에 나온 암탉〉이 흥행 신기록을 다시 쓰는 요즘 분위기라면 그리 먼 미래의 일일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