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개업의이자 의대 교수인 나 조나단 훌라는 내가 신자로 있는 성 에이든 교회의 성 금요일 성축 미사 도중 주임 신부인 홉스가 성체 봉송식을 하다가 신도들 앞에서 들어 보인 성체를 먹고 그 자리에서 숨지는 장면 을 목격한다.
홉스 신부를 돕고 있는 내 오랜 친구인 찰리 아이어데일 신부는 현장에서는 의사 인 나의 접근을 막더니 며칠 후 나를 따로 불러 홉스 신부의 죽음이 심장마비로 인한 것이라 는 사망 진단서를 떼어 달라고 말한다.
그 사건이 있은 후 내 대자(代子)인 코너 길마틴의 부인이며 신문사 기자이기도 한 에즈미 베론이 나를 찾아와 성 에이든 교회 및 홉스 신부의 죽음에 관해 묻는다.
나는 홉스 신부가 가 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등 신자들 사이에서 성인으로 통하는 인물이었 다고 말해 준다.
그러자 에즈미는 홉스의 뒤를 이을 찰리 아이어데일 신부가 어떤 사람이냐고 묻고, 그와 오랜 친구 사이였던 나는 젊은 시절에 대한 회상에 잠기기 시작한다.
학창시절 브로크웰과 나 그리고 아이어데일은 백인들만 다니는 콜본 칼리지에서 앵글로 색 슨족이 아니라는 공통점 때문에 가까워진다.
나는 캐나다 북부 작은 시골 마을에서 광산과 철 강업을 하는 부모님 슬하에서 자랐으며 성장 환경 때문인지 자연과 고독을 사랑했다.
어린 시 절 나는 마을의 무당인 인디언 스모크 부인과 의사인 오그 박사가 아픈 사람들을 고치는 것을 보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후 고향에 돌아온 나는 의과대학에 입학하게 되는데, 의과대 학 시절 같은 의학도였던 누알라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나중에 친구인 브로 크웰의 아내가 되지만 내 평생의 연인으로 남게 된다.
그러다가 2차대전이 일어나자 나는 군대에 지원하고 여기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쌓게 된다. 군대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고전 작품 중의 좋은 구절을 읽어 줌으로써 질병 치료에 도움을 주 려는 의도로 '고전 낭독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 결과 나는 내가 나아갈 의학 치료의 방향을 잡게 된다.
그것은 환자의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었다.
전쟁에서 돌아온 나는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산을 상속받아 성 에이든 교회 옆에 글리브 하 우스라는 독특한 병원을 세운다.
이후 나는 글리브 하우스에서 환자의 개인적인 삶과 신체를 동시에 검증하는 새로운 의술을 펴서 상당한 명성을 얻게 되고 병원엔 매일 환자들로 만원을 이루게 된다.
세월이 흘러 나는 65회 생일을 맞는다.
이때 나의 대자인 코너가 침입자의 둔기에 맞아 아파 트에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코너의 장례식을 치른 후 나는 브로크웰과 누알라를 데리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내가 누알라를 사랑했었다는 것과 브로크웰의 결혼 이후에도 나와 누알라 는 서로 관계를 가져 왔다는 것, 그리고 브로크웰의 아들 코너가 내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것 등을 브로크웰에게 이야기한다.
그러자 브로크웰은 당시 사설 탐정을 붙여서 그녀를 감시했었기 때문에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말하고, 누알라는 고도의 산부인과적 지식으로 날짜 를 조절했었기 때문에 코너가 내 아들일 가능성은 조금도 없다고 말한다.
나는 치사한 브로크 웰과 교활한 누알라에게 엄청난 실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시골 교구로 떠났던 찰리가 돌아와 성 에이든 교회의 지하방에 폐인이 되어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나는 심한 알콜 중독 증세를 보이는 그를 병원으로 데리고와 치료를 시작한다.
그는 나에게 홉스를 죽인 사람이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고 고백한다. 꿈에 나타난 그리 스도가 토론토를 구하기 위해 성인 한 명을 바치라는 명령을 그에게 내렸고 그는 이 명령에 따라 성인의 평판을 누리던 홉스를 성체에 독을 넣어 독살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토록 존경 해 마지않던 친구가 정신병자였다는 사실에 놀란다.
어느 가을 밤, 나는 내 인생을 조용히 돌이켜 본다.
유일한 희망이던 대자 코너를 잃은 일, 평생의 사랑이던 누알라의 교활함에 실망한 일, 대단한 인물로 존경하던 찰리가 정신병자에 알 콜 중독자였던 일, 그리고 코너의 처였던 에즈미에 대해 주체할 수 없는 연정이 싹트게 된 일 등을 생각하며 비탄에 잠긴다.
그때 전화가 걸려 온다. 극장의 연극 공연 시간을 묻는 잘못 걸 려온 전화였다.
나는 전화를 그냥 끊으려다가 "이곳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극장이며, 무료로 입 장해서 목숨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과 그리고 나서도 쇼는 계속된다"는 것을 말하고 전화 를 끊는다.
나는 자신의 인생이 의미심장한 비극이 아니라 한 편의 무상한 희극이었음을 깨닫 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