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의 초등 입학이 한 달 정도 남았다.

나는 “공부”는 기관을 믿기로 결심한 엄마로, 그동안 아이에게 공부를 열심히 시킨 엄마는 아니어서 학교를 들어갈 때 되니 이런 저런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7살 때까지 시골 할머니 집에서 합가해서 살았기 때문에 매일 일상이 동네 친구들이랑 흙놀이 하고 놀기, 종이랑 방바닥에 그림그리기가 전부였던 나. 애초에 공부와는 담 쌓고 초등 1학년 때부터 공부하는 게 너무 싫었던 나는 성적이 낮을 수밖에 없었고 맨날 나머지 공부에 시험 보면 국어나 미술만 수우, 산수를 비롯한 나머지는 양가집 규수였다. 참고로 나는 책 읽는 것을 초등 2~3학년부터 스스로 즐겨했지만 정말이지 잘하는 과목과 못하는 과목의 편차가 극심했었다. 성격마저 활달한 성격은 아니어서 친구가 많은 편도 아니었고(단짝 친구 한두명이 전부) 학교 가는게 즐겁기만 한 건 아니었다. 공부 생각하면 더더욱 가기 싫었고. 나 어릴 때 어머니는, 학교 숙제만 하면 공부의 전부인 줄 아셨던, 아이 공부 시키는 것에 열성인 엄마는 아니셨고 나 역시.... 학교 숙제가 공부의 전부. 숙제 끝나면 놀이터 가서 신나게 놀고 나서 자기. 학원을 간다거나 학습지를 푸는 건 좀 오바~ 하는 느낌이 강했던 초등생활을 지내고 나서 본격적인 공부 시즌인 중학교 들어가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서야 공부하라고 잔소리 하시는 엄마도 이해가 안됐었고 야속하기만 했다는......^^;;

놀기만 하다가 갑자기 공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공부하는 습관이 안들어있기 때문에.

히야...그러고도 인문계 고등학교를 갔다니... 중학교 때 애 많이 썼구나야^^;;

그래서 나의 아이는 초등 전엔 팡팡 놀게 했지만 이제 “학교”라는 곳을 가게 되었으니 나와 같은 흑역사는 겪지 않도록 슬슬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초등시절 공부하는 어린이가 아니었기에 내 아이를 코치할 수가 없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만으로도 참 마음이 놓인다. 초등 1학년 공부는 책읽기가 전부라지 않는가.

​나도 1학년 때부터 안하던 공부 “쎄”빠지게 시킬 생각은 없지만 바탕을 어떻게 깔아줘야 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아이를 옳은 길로 인도할 수 있지 않을까? 교육은 기관을 믿기로 했다는 나의 다짐은 약간 흔들리고 있다. 그래도 집에서 엄마가 어느 정도, 좀, 많이 봐줘야 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이 책에선 책만 잘 읽혀도 1학년의 반은 성공이라고 한다.

영유아기때부터 책을 읽혀야 한다는 전집영사들의 발언들 때문에 너무 이른 나이부터 책을 읽혀야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있지만 지금도 책을 즐겨 읽는 나이기에 내 아이도 같은 취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그게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더 좋고.

적어도 책 읽기 덕분에 국어 지문 읽기가 쉬워진다는 건 나 스스로도 깨달은 바이기 때문이다. 수능 문제 풀 때도 친구들 언어영역 시간 모자랐다고 할 때 나는 시간 모자라다고 느낀 적은 없으니까. 한편으론 요즘 아이들 수학이 스토리텔링 형식이라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전 수학은 이해하기도 전에 주입식, 외우기식 연산 문제에 학을 떼어 수학은 보기도 싫어졌기 때문에...

저자의 방법이 마음에 드는 것은 다독, 속독 보다는 정독을 더 중요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한 권을 읽어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제대로 읽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니까 무조건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읽기 위해 빨리 읽는 것은 내 아이에게 권장하기 싫다.

책에서는 아이에게 독서의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방법도 말해주고 읽은 후 독후활동에 대한 것도 말해준다. 독후활동이라고 하면 읽은 책 제목 기록하기나 독후감쓰기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북토크, 질문하기, 끝말잇기, 독서기록장, 편지쓰기, 동시쓰기, 그림으로 표현하기, 마인드맵, 영화/뮤지컬 감상 등 여러 가지 독후활동의 방법까지 이야기해서 조금 신선했다. 독후감 외엔 독후활동이라고 생각 안하고 별생각 없이 했던 방법들이기도 해서 ‘아, 이런 것도 독후활동이 되겠구나.’ 싶었다.

책 마지막엔 고전읽기를 권한다. 나는 많은 책을 읽었어도 고전은 읽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고전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지라 이 기회에 아이와 함께 고전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중간중간 추천하는 책목록도 상당히 도움이 된다. 전집 추천도 있지만 대부분이 단행본이다.

학교를 보내게 됐으니... 피아노 학원을 보낼까? 발레를 가르칠까?? 몸을 지키려면 태권도도 가르치고 싶은데.... 미술 좋아하니 미술학원도 보낼까?? 하던 욕심 많은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초등 1년 동안 책 읽기에 익숙하게 하기. 이거 하나만이라도 잘해보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