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한 초심〉을 잃고 〈건축의 거품에 휘말린 시대〉,
건강하고 정직하고 유쾌한 오두막 생활을 시작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4.2평의 오두막, 르 코르뷔지에의 4평짜리 오두막 별장,
알바 알토의 오두막 사우나실, 셰이커 교도의 실용적인 오두막집.
모든 집의 원형은 바로, 오두막이다!
30년 동안 100여 채 이상의 집을 설계하고 지어온 주택 전문 건축가가
외딴 산기슭에 버려진 7평짜리 헌집을 증개축해
선線과 관管으로 연결되지 않은, 〈문명의 생명줄〉을 없앤
자연친화적인 14평 자신의 집, 〈나그네쥐의 오두막〉을 짓다!
▣ 〈집의 거품〉이 빠진 〈집의 원형〉 그 자체인 오두막에 대하여
일본을 대표하는 주택 전문 건축가이자 국내에서 『집을, 순례하다』저자로 널리 사랑받는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산기슭 비탈진 곳에 자신이 거주할 14평의 오두막을 짓는 과정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건강하고 유쾌한 삶을 다룬 『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 집에 대한 초심을 잃고 건축을 농락하는 시대, 그에 대한 〈저항심〉으로 지은 집
지금은 건축의 재료와 기술이 진보하여 벽이든 창이든 실컷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우리가 〈집에 대한 초심〉을 잃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집 안에서 실제로는 그다지 필요 없는 비실용적인 공간을 하나씩 들어내다 보면 결국은 더 이상 들어낼 공간이 없는 마지노선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때 남는 것이 바로 진정한 〈집의 원형〉이 된다고 말한다. 즉, 집에 대한 겉치레를 버리고 군살을 없앤 끝에 도달하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원룸형 오두막이며 〈집의 원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두막은 마치 〈나무로 만든 텐트〉와도 같은 건물이지만, 오두막은 캠핑과는 달리, 〈삶이라는 땅에 제대로 발을 붙인 집〉이라고 말한다. 그런 오두막에서의 삶을 통해 〈건강한 주거와 생활〉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이 책에서 제시한다.
▣ 〈선線과 관管으로 연결되지 않은〉, 〈문명의 생명줄〉을 없앤 에너지 자급자족형 오두막
저자는 일본의 나가노현 미요타의 나무숲에 둘러싸인 산기슭에 위치한 7평짜리 헌집을 증개축해 〈나그네쥐의 오두막〉이라는 뜻의 〈렘 헛(Lemm Hut)〉이라는 이름을 붙인 오두막을 2005년에 지어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저자는 〈선과 관으로 연결되지 않은 집〉, 즉 〈전기선이나 전화선, 수도관, 가스관〉 등 편리한 〈문명의 생명줄〉로 연결하지 않은 〈에너지 자급자족형 주택〉을 실천할 수 있는 오두막을 짓는다. 그곳에서 직접 태양 전지, 정화조, 풍로와 아궁이를 설치하여 때로는 불편하지만 유쾌한 오두막 살림을 시작한다. 빗물이나 바람, 태양과 같은 자연의 은총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소박하면서도 풍요로운 집에서 살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을 이 오두막에서 실현하고자 했으며, 2013년 현재까지도 8년 넘게 그와 같은 삶을 실천하고 있다.
▣ 알바 알토, 르 코르뷔지에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오두막 탐닉
저자는 오두막이라는 건물에 대해 〈편애〉라고 할 만한 감정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미국 매사추세츠 주 월든 호수 근처에 있는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4.2평의 오두막〉, 프랑스 남부에 있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4평짜리 오두막 별장〉, 알바 알토의 〈오두막 사우나〉, 실용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셰이커 교도의 오두막〉 등 오두막에 대한 소문을 들으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녔다고 말한다.
특히 프랑스 남부에 있는 오두막은 다양한 스타일과 아이디어로 한 세기를 풍미한 전위적인 거장 건축가의 별장이라고 하기에는 예상을 깰 정도로 작은 4평짜리 오두막이었지만, 르 코르뷔지에는 그 오두막을 무척이나 좋아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함께했다.
▣ 주택 전문 건축가의 〈오두막 편애기(偏愛記)〉
이처럼 저자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건축가들도 오두막을 탐닉했다. 저자는, 오두막에는 인간이 자칫 잊어버리기 쉬운 〈둥지를 짓는 본능〉이 선명하게 직접적으로 투영되어 있고, 결국 그것 때문에 자신도 오두막에 심취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오두막에서는 집으로 부화하기 직전의 꿈틀거림 같은 생동감 넘치는 기운이 사무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직접적인 편리함은 설명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특유의 안락함은 대체 어떻게 설명해 드릴 수 있을까요? 이 오두막에 들어설 때면 마치 둥지로 돌아온 작은 새가 된 기분이 드는데 그 기분을 제대로 표현하기가 정말 어렵네요. 심신의 내부에서 만족과, 안도와, 달관을 고르게 섞은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온다고 표현하면 조금은 전해질까요.” --본문 130쪽
▣ 7평짜리 버려진 집을 증개축해 지은, 토끼집보다 작은 〈나그네쥐의 오두막〉 탄생기
노부부가 살던 허름한 7평짜리 집이 버려진 채 있는 것을 발견한 저자는 부지를 빌려 그곳에 자신의 오두막을 짓는다. 벽돌 벽체로 둘러싸인 가로 6.4미터 세로 3.6미터로, 면적이 약 7평인 버려진 집을 증개축해 그곳에 툇마루 2.4평과, 부엌이 되는 토방, 창고, 그리고 화장실까지 포함한 4.5평을 증축하여 총 바닥 면적 14평의 오두막을 짓는다.
또한 비장의 무기인 〈1.7평의 오두막 서재 겸 욕실〉을 별도로 만들면서, 때로는 불편하고 갑갑할 수도 있는 오두막 생활을 건강하고 정직하고 유쾌한 방식으로 시작한다.
▣ 겉만 보고는 알 수 없는, 철없는 건축가의 유쾌한 오두막이 지닌 5가지 원칙
저자는 이 오두막을 지을 때 자신만의 원칙을 정한다. 즉 환경을 해치지 않고 자연친화적인 에너지 자급자족형 주택을 짓기로 한다. 저자가 정한 이 오두막만의 기본 원칙 5가지는 다음과 같다.
ㆍ 전력은 풍력 발전과 태양 발전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ㆍ 물은 지붕에서 모은 빗물을 정화하여 사용한다.
ㆍ 조리는 숯불을 연료로 삼는 풍로, 혹은 부엌 난로로 해결한다.
ㆍ 목욕은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철제 욕조를 설치해서 한다.
ㆍ 화장실은 간이 수세식을 설치한다.
▣ 태양과 빗물을 이용한 전기와 생활용수의 자급자족 (4장, 43페이지)
저자는 제일 먼저 외부에서 공급되는 전기부터 모두 끊었다. 그러면서 스스로 전기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 태양 발전을 위한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고, 풍력 발전을 위해 풍차를 오두막 입구에 설치한다. 오두막에서 사용할 최소한의 전기 용량을 예측하여 나무로 만든 전망대 위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여 전기를 충전시켜 사용한다.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에너지를 절약 저축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게끔 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또한 고가수조를 설치하여 빗물을 이용한 정수 과정을 통해 부엌과 화장실에 물을 댈 수 있게 했다. 빗물을 이용하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지붕에서 빗물을 모아 처마 홈통을 경유하여 지하 저수조로 보내는 집수 과정, 빗물을 가능한 한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는 저수 과정, 그 빗물을 수동 펌프를 이용해 고가수조까지 끌어올려 화장실이나 세면장, 부엌의 수도꼭지까지 끌어오는 급수 과정 등 3단계를 거쳐 생활용수를 자급자족했다. --본문 43-49쪽
▣ 집 안 장치와 가전제품이 과도하게 진보하는 추세에 〈저항〉하는 마음으로 만든,
단순한 기술로 일관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시시하지만 유쾌한 장치들 (5장, 61페이지)
저자는 집 안에 설치하는 창문, 난로, 전등, 침구 등을 생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소를 자아내고 유쾌한 기분도 만들어 주게끔 만들고 싶어 했다. 또한 과도하게 진보하여 오히려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는, 정이 가지 않는 설비나 가전제품에 〈저항〉하는 마음으로 시시하지만 즐겁고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장치를 집 안에 설치하고자 했다.
“저의 경우, 마음 이면에는 설비기기나 가전제품이 과도하게 진보하는 추세에 얼마간 저항하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물이 차면 알아서 스스로 급수를 멈추는 욕조나 용변을 보고 일어서기만 하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는 변기, 물의 온도를 알아서 맞추는 세탁기, “밥이 완성되었습니다.”라고 음성으로 알려주는 밥솥 등을 오히려 마음 한구석에서는 정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반대급부로 시시한 장치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쏟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본문 62쪽
이런 마음으로 단순하면서도 정감이 느껴지도록 만든 설비와 장치들은 다음과 같다.
ㆍ 이동식 전등: 싸구려 커튼레일을 전깃줄과 결합시켜 전등을 이동시키는 장치
ㆍ 부엌난로: 주전자나 냄비를 얹기 위해 뚫은 구멍에 숯불이 든 양동이를 끼우게 만든 난로
ㆍ 추가 달린 내리닫이문: 침구를 쉽게 꺼낼 수 있게 구슬을 채운 유리병을 추로 단 문
ㆍ 유리창+방충망+빈지문: 유리창, 방충망, 빈지문을 하나의 창틀로 연결한 외미닫이문
ㆍ 침대소파: 숙박하는 사람끼리 나름대로 거리감을 유지하며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장치
ㆍ 단열·밀폐·방진용 쿠션: 목제 창호를 통해 들어오는 외풍을 막기 위해 창틀에 설치한 쿠션
▣ 풍로와 숯불, 그리고 아궁이의 조합 (6장, 75쪽)
저자는 〈요리할 때 사용하는 불〉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그 본질에 집착했다. 왜냐하면 〈집과 불〉은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여기는 저자만의 주택관이 있었기 때문에, 〈먹는 것〉을 지탱하는 〈불〉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가 막연히 꿈꾼 것은 아궁이와 같은 묵직한 존재감이 있는 가열 도구였고 결국 〈풍로와 숯불의 조합〉을 최종 선택했다. 저자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오두막용 풍로용 레인지를 고안해 숯불을 활용한 원시적인 가열 도구로 오두막에서의 요리 생활을 시작한다.
▣ 비장의 무기, 〈1.7평의 오두막 서재 겸 욕실〉 (11장, 125페이지)
저자는 오두막 부지 동남쪽에 별채로 1.75평 면적의 오두막 서재 겸 욕실을 비장의 무기로 만들었다. 얼핏 창고처럼 보이는 허술한 건물을 양분하여 한쪽에는 물을 직접 데울 수 있는 아궁이와 철제 욕조를 설치하고 나머지는 탈의실 겸 서재 겸 침실로 이용한다. 무척 비좁지만 〈눕고 설 수 있으면 족한 크기〉가 주는 아늑함에 자신만의 보물로 간직한다.
▣ 〈캠핑〉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삶이라는 땅〉에 제대로 발을 붙인 집, 오두막!
최근 캠핑이 유행하고 있는데, 저자는 가열 도구로 캠핑용 버너를 포기하면서 오두막이 텐트와, 오두막 생활이 캠핑과 다른 점을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한다.
“물론 소박한 오두막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마치 〈나무로 만든 텐트〉와도 같은 건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두막은 텐트와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저에게 오두막은 캠핑이 아닌, 〈삶이라는 땅〉에 제대로 발을 붙인 〈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캠핑과 어울리는 휴대용 레인지는 포기했습니다.” --본문 76쪽
▣ 때로는 불편하고 갑갑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그것이 〈집의 참맛〉
저자는 이 책에서 집의 가치는 면적이 아니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의 수〉라고 말한다. 오두막 생활은 때로는 불편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집의 참맛〉이라고 말한다. 오두막이 비와 이슬을 막아줄 뿐 아니라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결국 주름을 펴고 콧노래를 부르며 자연의 은총과 마주한 건강한 주거와 생활, 그 원점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 풀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