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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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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창비시선-369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권혁웅 | 창비 | 2013년 10월 18일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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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정보

출간일 2013년 10월 18일
쪽수,무게,크기 131쪽 | 190g | 126*200*20mm
ISBN13 9788936423698
ISBN10 89364236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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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당문학상을 수상하고 ‘미래파’ 논쟁을 주도했던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권혁웅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 시대 풍자의 묘미를 보여준 『소문들』(2010) 이후 3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인간들이 어울려 지지고 볶는”(오연경, 해설) 삶의 현장을 조망하는 명료한 시선과 풍부한 감수성으로 일상의 다채로운 풍경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다. 감각과 사유의 기반을 ‘세속의 자리’에 두고서 “일상성을 뒤집는 섬뜩한 인식과 능청스러운 해학”(김기택 시인)으로 일상의 풍경 속에서 삶의 세목을 짚어내는 예민한 통찰력과 세밀한 묘사력이 돋보이는 시편들이 슬픔과 유머를 동반하며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소개

작가파일보기 관심작가알림 신청 저 : 권혁웅

1967년 충주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1997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황금나무 아래서』,『마징가 계보학』,『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소문들』이 있으며, 평론집 『미래파』, 이론서 『시론』, 산문집 『두근두근』등이 있으며, 전 세계의 신화를 정신분석의 논리로 읽은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신화에 숨은 열여섯가지 사랑의 코드』, 『몬스터 멜랑콜리아』, 시선집 『당신을 읽는 시간』『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등을 펴냈다. 현재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이다. 2012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제1부
호구(糊口)
고스톱 치는 순서는 왜 왼쪽인가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봄밤
도봉근린공원
기침의 현상학
주부노래교실
천변체조교실
시원하다는 말의 뒤편
금영노래방에서 두시간
불가마에서 두시간
CGV에서 두시간
의정부부대찌개집에서
춘천닭갈비집에서
당신은 일곱시에 마실을 가고

제2부
두 손 두 발 다 들고
영어 조기교육에 관하여
난생설화에 관하여
부활절에 관하여
궁정식 연애에 관하여
삼팔선에 관하여
할머니가 익어간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1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2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3
조마루감자탕집에서
김밥천국에서
오징어 나라의 오징어 왕
24시 양평해장국
우동을 먹으며

제3부
첫사랑
짝사랑
포장마차는 나 때문에
추리닝과 함께 상추와 삼겹살과 함께
야쿠르트 아줌마와 중국집 청년
환절기
불멸
애모
서해에서
조개구이집에서
고려삼계탕집에서
어머니는 나뭇잎처럼 뒤척인다
호랑이가 온다 1
호랑이가 온다 2
오호십육국 시대

제4부
몸속을 여행하는 법 1
몸속을 여행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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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영혼은 원인 모를 증오로 들끓었으며, 육신은 날뛰는 삶의 에너지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지킬이 허약해지는 만큼 하이드의 힘은 커지는 것 같았다. 두 분신의 상대방에 대한 증오는 그동안 차이가 있었는데, 이제는 똑같이 서로를 미워하는 게 확실했다. 지킬에게 그것은 삶을 위한 본능의 발로였다. 그는 이제 자신과 함께 의식현상의 일부를 공유하고 자신이 죽을 때 함께 죽을 그 존재의 완벽한 기형성을 알게 되었다. 이런 공존관계 자체는 아주 가슴 아픈 고뇌의 원인이 되었으며, 한발 더 나아가 지킬은 하이드가 겉으로 보기엔 생명의 활력으로 넘치지만 실제로는 악마적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생명체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런 지옥의 흙덩이가 고래고래 고함치는 것이었고, 형체 없는 티끌이 손짓 발짓을 하며 죄를 짓는 것이었으며, 죽고 형체 없는 것이 생명의 역할을 찬탈하는 것이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일상의 이면을 꼬집는 통찰, 유머로 넘어서는 현실의 비애

전봇대에 윗옷 걸어두고 발치에 양말 벗어두고/천변 벤치에 누워 코를 고는 취객/현세와 통하는 스위치를 화끈하게 내려버린/저 캄캄함 혹은 편안함/그는 자신을 마셔버린 거다/무슨 맛이었을까'/아니 그는 자신을 저기에 토해놓은 거다/이번엔 무슨 맛이었을까'/먹고 마시고 토하는 동안 그는 그냥 긴 관(管)이다/그가 전 생애를 걸고/이쪽저쪽으로 몰려다니는 동안/침대와 옷걸이를 들고 집이 그를 마중 나왔다/지갑은 누군가 가져간 지 오래,/현세로 돌아갈 패스포트를 잃어버렸으므로/그는 편안한 수평이 되어 있다/(…)/봄밤이 거느린 슬하,/어리둥절한 꽃잎 하나가 그를 덮는다/이불처럼/부의봉투처럼('봄밤' 부분)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의 시를 ‘미래파’라고 명명했던 것과 사뭇 달리, 권혁웅의 시는 전통 서정시에 가깝다. ‘시는 세속의 자식’이라 여기는 시인은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 매일매일의 소소한 일상과 희비극이 뒤섞인 보통사람들의 삶에 주목한다.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고서 거짓으로 “야근과 당직을 마치고 퇴근하”는 가장('24시 양평해장국'), “늙으면 죽어야지” 하면서도 “로맨스가 그치지 않는” 노인대학의 노인들('불멸'), “가짜 양주나 홀짝이다가 기어이/제 눈물을 홀짝이는” 중년의 “오빠”('애모'), 췌장암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간 사내('요단강 이야기'), “종이상자가 주소지”인 노숙자들('삼국지 열전-노숙') 등, “중년과 초로 사이”('추리닝과 함께 상추와 삼겹살과 함께')에서 “옆 마을 어딘가에” 있을 “무릉”('불가마에서 두시간')을 찾아 “전 생애를 걸고/이쪽저쪽으로 몰려다니는”('봄밤') 현대인의 비애를 바라보면서 시인은 ‘지금-여기’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한다.

췌장암이라 했다 발견한 지 석달 만에 그는 요단강을 건넜다 동맥이 암세포를 실어 나르는 곳이어서 나루가 아니라 전진기지라 했다 정신 나간 돌연변이 세포들이 인해전술을 흉내내며 바글바글 흩어졌다 (…) 석달 동안 그가 안해본 것은 없었다 다행히 전이되는 속도가 가산탕진의 속도보다 빨랐다 푸닥거리로 의사의 언약을 이길 수는 없었다 여기는 정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구나 암세포들이 환호하며 발광했다 (…) 그도 요단강을 건넜으나 혼자 분깃이 없었다 무배당 암보험 하나 들어두지 못했다 후손들은 레위 지파처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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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시인 권혁웅은 이런 시를 잘 쓴다. 그에게는 ‘해석에의 의지’라고 부를 만한 것이 남달리 강한데, 그 의지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그의 언어 감각이다. 그가 전문용어나 사자성어 등의 어떤 구멍에 열쇠를 정확히 꽂는 순간, 세상의 만물/만사에 숨어 있는 상동성이 경쾌하거나 뻐근하게 드러난다. 그의 시는 늘 하나 이상의 인식을 실패 없이 생산한다. 그는 명석한 시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의 명석함보다는 다른 것을 더 말하고 싶다. ‘오지랖’이란 본래 ‘웃옷의 앞자락’을 가리키는데, 오지랖이 넓다는 건 물론 좋은 말이 아니지만, 나는 이 표현에 내가 부여할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의미를 담아 그에게 주고 싶다. 그의 시에 달려 있는 넓은 오지랖은 연민이라는 도덕적 자질과 더 관련이 깊어 보인다. 그는 요새 자꾸 마음이 아파서 세상에 간섭한다.

우리는 밤거리의 취객과 연포탕의 낙지를 연민 없이 지나친다. 거기서 이야기를 상상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사람/사물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서 우리 앞에 쓱 밀어놓는다. 뭇 존재자들을 ‘이야기가 없는’ 상태로부터 구출해내는, 마음?씀으로서의 시?씀. 그는 긴 소설이 아니라 짧은 시에, 웃음과 울음을 다 담아, 그 일을 해낸다. 그것이 일가(一家)가 되었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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