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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3년 09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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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480g | 147*217*20mm |
ISBN13 | 9788966550319 |
ISBN10 | 8966550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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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예술이 흐르는 도시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름다운 글들이 눈으로 들어와 음악이 되어 귀로 전해지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에 접어들게 한다. 바흐의 음악처럼 경건하다가도 브람스 음악처럼 편안한 분위기에 젖어 들기도 하고 때로는 예술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의 멜로디가 되기도 한다. “음악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의 두 팔과 같다.”고 말하는 레코드 가게 주인인 클로드의 말처럼 마치 어릴 때 엄마가 품에 안고 들려주던 미지의 아름다운 동화처럼 글이 부드럽고 감미롭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만난 베르나데트 할머니의 고향인 알프스(리비에 달르몽)에서 바라본 6월의 잔설 속에 피어난 수선화 밭 그리고, ‘마 논 트로포’ 음반가게에서 턴테이블 위에 LP레코드 올려놓고 바흐의 음악을 듣는 그 정경과 유리에 그림을 그리는 마리린 가게의 유리문을 통해서 바라보는 바깥풍경, 도시 전체가 빛으로 춤을 추는 리옹의 빛 축제 풍경들이 저절로 눈앞에 그려진다.
보들레르 시를 좋아해서 그 시를 원문으로 읽고 싶어 불어를 시작하였고 보들레르와 생떽쥐베리를 만나고 싶어 프랑스 리옹까지 가게 되었다는 작가의 서문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때 헤르만 헷세와 전혜린을 좋아하여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였던 젊은 시절의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프랑스에 도착하여 불어를 더 배우기 위해 찾아간 베르나데트(도미니크 마리) 할머니를 만나면서부터 작가의 꿈은 마치 실타래처럼 풀리기 시작한 것 같다. 프랑스에서 만난 수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작가의 순수성과 진솔한 마음이 생면부지의 먼 이국 땅에서도 그들의 마음을 활짝 열게 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글을 읽는 재미도 있지만 풍성하게 삽입된 사진들이 너무 아름답다. 마치 사진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예술의 도시 리옹의 아름다운 삶을 직접 보는 듯 하다. 사진 잘 찍는 사람은 글이 부족하고 글 잘 적는 사람은 사진이 부족한 그런 책들이 많았는데 이 책 속의 사진들은 작가의 눈과 마음으로 직접 담은 것들이라서 그런지 글을 읽지 않아도 사진들이 그 모든 것을 전달해 주는 것 같다.
에펠탑이나 루브르박물관을 보고 싶어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에겐 이 책이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사람들이 읽으면 이 책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지루한 자장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남부에 위치한 예술의 도시 리옹을 마음과 심장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겐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레코드가게와 헌책방을 지키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신발과 모자, 비단천을 짜는 장인들, 초콜릿 명가와 현악기를 만드는 그들의 삶과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이 책 한 권에 녹아있는 것 같다. 그리고 거리의 재즈 연주가들과 리옹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작가의 눈을 통하여 보여준다. 비단짜는 카뉘에선 날실, 씨실, 북, 실톳, 잉앗대 같은 우리말로 풀어 설명한 대목에선 마치 베틀에 올라앉아 삼베를 짜는 우리네 정경이 오버랩 된다.
그리고 이 책은 표지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아름답다. 책도 음식과 마찮가지로 시각적인 첫 느낌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책을 처음 집어들고 대충 넘겨보아도 삽입된 사진들이 많고 그 사진 또한 아름다워 글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만 읽혀지긴 아까운 책이다. 어쩌면 프랑스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불어로 번역이 되어 먼 이국 땅의 이방인이 본 프랑스의 예술과 장인들의 삶을 그들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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