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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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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4쪽 | 616g | 140*210*24mm |
ISBN13 | 9791189336011 |
ISBN10 | 1189336014 |
2024년 4월 30일(화) 저녁 7시 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024년 03월 18일 ~ 2024년 04월 30일
4월의 굿즈 :책가도 독서대/스마트폰 거치대/우양산/북 스토퍼/우드 센서 무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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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 2024년 04월 30일
1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 소설인 줄 알았다. 모두가 일확천금을 꿈꾸었다고 알려진 시대에 원주민인 인디언과 석유,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추리물인가 싶을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더군다나 우리가 서부극에서 흔히 보았던 보안관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자신들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 새로운 보호구역에 정착하게 된 오세이지족. 그런데 그들이 살고 있는 땅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다. 토지분할을 하려는 미국정부에 맞서 오세이지족은 오직 자신들에게만 땅을 분할하고 땅속의 지하자원이 그들의 몫임을 분명히 한다. 그들이 살고 있던 오클라호마가 아메리카합중국에 편입되면서 부족원들은 자신들에게 분할된 땅을 판매할 수 있었지만, 땅에 묻힌 광물에 대한 균등수익권은 사고 팔 수 없었다. 오직 상속에 의해서만 주인이 바뀔 수 있었다.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석유를 쫓아온 사람들은 오세이지족의 땅을 임대하여 석유를 시추하여 돈을 버는 대신, 임대료와 사용료를 땅 주인에게 지불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오세이지족은 그야말로 1인당 소득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유한 인디언들이 되었다. 돈이 있는 곳엔 당연히 돈을 노리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또한 그들의 부유함에 경계심을 표현하거나 시샘하는 백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미국정부는 오세이지족의 지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자 후견인으로 백인들을 지정하도록 했다. 오세이지족은 자신의 돈이지만 후견인의 허락 없이는 마음대로 쓸 수가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오세이지족의 정착지인 그레이호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총에 맞아 죽고, 독살되고, 집이 폭발하면서 죽어 나간다. 잇달아 일어나는 살인사건에 수사가 시작되지만 밝혀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수사요청 압력을 행사하고자 워싱턴으로 간 석유사업가나, 살인사건의 증거를 가지고 있던 변호사마저 살해되기에 이른다. 1921년부터 4년여동안 지속된 공포시대 동안 살해된 부족원만 24명에 이르렀고, 수사를 도우려 했던 백인도 3명이나 죽는다.
저자는 몰리 버크하트란 오세이지족 여자의 가족을 통해 1920년대 미국 중남부의 인디언 정착지에서 일어난 부패와 폭력을 살펴보고 있다. 1921년 5월, 그녀의 언니 애나 브라운이 살해되는 것을 시작으로 어머니 리지가, 그리고 동생과 제부가 잇달아 살해된다. 그러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석유수익권은 모두 몰리에게 모인다. 몰리의 남편인 어니스트 버크하트와 어니스트의 삼촌이자 도시의 유력인사인 목축업자 윌리엄 헤일은 살인범을 잡기 위해 사립탐정까지 고용하지만 성과가 없다. 수사는 미궁에 빠진다.
1924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은 할런 피스크 스톤을 신임 법무장관에 임명하고, 스톤은 수사국장에 J. 에드거 후버를 임명한다. 그리고 후버는 톰 화이트에게 오클라호마시티 현장사무소를 맡기면서 오세이지족 살인사건을 수사하도록 한다. 화이트는 팀을 구성하여 사건기록을 살펴보고 예전의 용의자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나가면서 분명한 것은 오세이지족의 돈을 향한 범죄이고, 그 범죄의 배후에 후견인들이 자리하고 있음을 파악한다. 그러나 오세이지족의 후견인은 대개가 사업가, 목장주, 변호사, 정치인 등 백인 지도층이었고, 이들의 도둑질을 도와주고 은폐해주는 치안관, 검사, 판사도 모두 백인 지도층이었기에 수사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수사를 통해 화이트는 몰리 가족의 살인사건 배후에 헤일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지만 증거가 없다. 헤일은 살인을 한 후 관여했던 사람들마저 모두 죽임으로써 증거를 없앴고, 오클라호마 주에서 헤일에게 맞설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한 화이트의 수사 끝에 어니스트가 자백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헤일을 기소하면서 수사는 종결된다. 후버는 오세이지족 살인사건 수사가 현대적인 수사국이 필요하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홍보하고, 1930년대 일어난 여러 사건이 겹치면서 연방수사국(FBI)이 탄생하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몰리 가족을 통해 1920년대 인디언을 향한 사회의 비열한 폭력과 살인사건에 대한 화이트의 수사를 통해 거대한 부패고리를 밝혀내면서 FBI가 탄생하게 된 과정을 연대기순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단순하게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1925년 헤일과 그의 공범들이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당시 수사국은 스물 네 건의 살인사건 모두를 헤일과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수사당국은 수사를 종결하였다. 저자는 수많은 문서기록들을 뒤지다가 변호사 보건의 죽음에는 당시 은행장이던 버트가 저지른 일이라는 연결고리를 발견하기도 했다. 또한 헤일이 처음 애나 브라운을 살해하기 이전에도 오세이지족의 석유 수익금을 노린 살인사건이 있었으며, 헤일이 체포된 뒤에도 살인은 계속되었다. 이는 오세이지족을 살해한 사람들이 헤일뿐만은 아니었음을 말한다. 인디언의 부를 강탈하기 위한 폭력의 배후에는 권력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저자는 밝히고 있는 셈이다.
몰리 가족을 살해한 공범인 어니스트는 헤일의 조카이자 몰리의 남편이기도 했다. 몰리 가족의 석유수익권이 모두 몰리에게 모인 상태에서 그들은 마지막으로 몰리를 살해하려고 했다. 몰리가 죽는다면 남편인 어니스트에게 수익권이 상속되기 때문이었다. 몰리의 언니 애나와 같은 시기에 죽은 찰스 화이트혼 사건은 그의 백인 아내가 범인이었다. 이처럼 오세이지족과 결혼한 남편이, 아내가 저지른 범행은 당시 사회상의 이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들에게 결혼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아주 좋은 수단이었을 뿐이다.
책은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일어난 사건들을 쓰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교훈 또한 만만치가 않다. 폭력조직과 정치권력이 손을 잡게 될 때 국민들은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를 모르고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가족이 죽어 나가고 있는데도 경찰도, 검찰도 나몰라라 한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기만 하다. 그런가하면 원주민에게 가해지는 혐오는 집단폭력을 정당화한다. 자신들과 삶의 방식이 다르다고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강요하고, 지적능력이 모자란다며 후견인을 세우게 하는 등 근대 초기 미국의 풍경은 오늘날 소수자들에게 향하는 혐오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세이지족 인디언들은 5월을 ‘꽃을 죽이는 달(flower-killing moon)’의 시기라 부른다고 한다. 여기서 이 책의 제목인 [플라워 문]이 나왔다. 아마 이 책의 시작인 애나 브라운이 살해되는 때가 5월이었음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볼 때 플라워 문은 어둠과 밝음, 삶과 죽음, 그리고 빛과 그늘이 교차하는 시대를 상징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에게 그 시대의 비열한 폭력과 거대한 부패를 잊지 말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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