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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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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제7회 올해의 책 선정도서

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 문학동네 | 2009년 09월 08일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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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정보

출간일 2009년 09월 08일
쪽수,무게,크기 320쪽 | 367g | 133*210*30mm
ISBN13 9788954608824
ISBN10 8954608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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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문학의 영토를 넓혀가는 새로운 상상력의 촉수 김연수 신작 소설집!

김연수. 이보다 더 ‘삶-이야기’를 갈망하는 작가가 또 있었던가. ‘나’의 이야기를 찾아 끊임없이 제 안으로 향했던 작가의 눈과 귀와 가슴은 서서히, 조금씩 조금씩 ‘우리’를 향해, ‘세계’를 향해 더 크게 열려왔다. 이번 작품집에 실린 소설들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2005년 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씌어진 아홉 편의 ‘이야기’ 속에는 어느 날 문득, 미세하게 균열을 일으키며 무너지는 ‘세계/나’와 거기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한쪽 끝에서 무너진 그 세계가 다른 한쪽 끝과 연결되면서 만들어지는 또다른 ‘이야기’가 있다.

밑줄을 긋게 만드는 밀도 높고 아름다운 문장, 우아하고도 재치있는 농담과 유머, 그리고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진지한 문제의식은 여전하고, 우리는 그 안에서 위로받는다. 그가 기억하는 삶의 이야기들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에 회의적이다. 우리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을 오해한다. 네 마음을 내가 알아,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네가 하는 말의 뜻도 모른다, 라고 해야 한다. 내가 희망을 느끼는 건 인간의 이런 한계를 발견할 때이다. 우린 노력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존재한다. 따라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이 행위 자체가 우리의 인생을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쉽게 위로하지 않는 대신에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게 핵심이다. _김연수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 소개

작가파일보기 작가의 추천 관심작가알림 신청 저 : 김연수

金衍洙 전통적 소설 문법의 자장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소설적 상상력을 실험하고 허구와 진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김연수.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장편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나섰다.

대표작에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7번 국도』 『꾿빠이, 이상』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소설집 『스무 살』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청춘의 문장들+』 등이 있다. 역서로는 『대성당』(레이먼드 카버), 『기다림』(하 진), 『젠틀 매드니스』(니콜라스 바스베인스), 『달리기와 존재하기』(조지 쉬언) 등이 있다.

2001년 『꾿빠이, 이상』으로 제14회 동서문학상을, 2003년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제34회 동인문학상을, 2005년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제13회 대산문학상을, 그리고 2007년에 단편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제7회 황순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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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데츠트보라든가, 니콜라예프스크 같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낯선 단어들 속에서, 열병에 걸린 듯 현기증을 느끼며 사랑한다. 한번도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맛보지 못하고, 만지지 못했던 것들이, 우리를 환상 속으로 이끄는 그 모든 낯선 감각의 경험들이 사랑의 거의 전부다.

목차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기억할 만한 지나침
세계의 끝 여자친구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
모두에게 복된 새해―레이먼드 카버에게
내겐 휴가가 필요해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
달로 간 코미디언

해설
작가의 말

YES24 리뷰

붕괴되어버린 한 '세계의 끝'에서 내가 만난 최고의 위안

정현경 (pencil@yes24.com) | 2010-01-20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한다고 착각하고, 때로는 사랑에 빠진다. 끝끝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두 사람 간의 오해는 결국 모든 것을 무無로 돌려놓는다.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지금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너에게 하나하나 다 설명하지 않았을 경우의 의사소통의 단절. 또는 설명을 한다 해도 이해하지 못할 지도 모르는 상호 공감의 단절.

사람이 사람을 뒤흔든다. 사람은 결국 각자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도 흔들리고 비틀거린다.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하고 사는 거라며, 서로가 서로를 휘청거리게 만들고 서로의 세계를 아낌없이 부순다. 그렇게 서로를 뒤흔들어 놓고서, 사람들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그 기억들을 잊고 살아간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불쑥불쑥 엄습해오는 기억의 파편들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간다. 가끔씩 그 파편들이 차마 빼낼 수 없을 정도로 심장에 깊이 박혀올 때면 주저앉기도 하지만, 또 다시 일어나 앞을 향해 걸어간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끝끝내 서로를 알 수 없는 너와 내가 만나 상처 받고, 때로는 위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건네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다.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장편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의 자매편에 가까운 이 단편집에서 김연수는, 누군가를 만나 나를 둘러싸고 있던 공기가 파동하고 그로 인해 하나의 세계가 부서지는 순간들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그 순간은 주로 너와 나 사이의 '소통의 단절'이 엄습하는 때이다. 그것은 때로는 언어의 장벽, 혹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볼 여력의 부재不在에서 오기도 하고, 의도적인 망각 혹은 회피로부터 기인하기도 한다.

작가의 말에서 김연수는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물고문한 학생의 죽음으로 인해 한 순간 가족도 직업도 모두 놓고 지방 소도시의 도서관에 틀어박혀 살아가던 한 노인의 자살 앞에서 그의 아들도, 십여 년이 넘게 매일같이 그를 봐온 도서관의 사서들도, 또 그가 그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던 상대인 '강'마저도, 그 누구도 그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내겐 휴가가 필요해」) 갑자기 이혼하자고 말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 남편은 다시는 백합을 버리지 않겠다며 사랑한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세상에서 오직 자신만이 그녀를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경석은 점점 한국말을 잊어가는 그녀와 더 이상 소통할 방법이 없다.(「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배를 타고 대양을 건너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바다를 봤다고 생각할지언정, 결국에 우리가 보게 되는 건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너는 너만을 이해했을 뿐¹ 이라는 말이 지독히도 아픈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세상에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랑을 한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아내의 인도인 친구가 말한 "안 노래하면 안 삽니다"가 음정이 안 맞는 피아노는 팔리지 않는다는 뜻이 아닌 연주하지 않는 피아노는 살(生) 수가 없다는 뜻이듯,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해도 '이야기'를 통해 그들은 친구가 되고 소통을 한다.(「모두에게 복된 새해」)

그래서 『세계의 끝 여자친구』의 인물들은 소통을 시도한다. 자신의 삶을 그 전과 그 후로 나눌 수 있게 해줄 어느 한 시점, 즉 하나의 세상이 붕괴되고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려 하는 바로 그 지점,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까지 살아온 세계의 끝이라 할 수 있는 그 곳에 서서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서른아홉 살의 미국인 여성 작가인 '나'와 통역을 맡은 '혜미'의 사이에 존재하는 '밤뫼'와 '밤메'와 '방미'의 간극, 그 소통의 벽은 케이케이를 잃은 나와 세 살 짜리 아들을 잃은 혜미의 '고통의 공감'으로 인해 무너진다.(「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그저 기억에서 밀어내고 부인하기만 했던 아버지가 '코미디언 안복남'으로 살았던 시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미선은, 비로소 아버지라는 한 인간의 삶에 들이닥친 한 세계의 붕괴를 이해한다.(「달로 간 코미디언」)
아니, 완전히 이해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좋다. 목소리와 목소리 사이에 존재하는 기침이나 한숨 소리, 침 삼키는 소리, 심지어 침묵까지도 어느 하나 편집하지 않은 채 듣고 또 들으면서, 그녀는 아버지의 인생을 그가 남긴 수많은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공백에서 찾는다. 어느 날 사막에서 실종된 한 남자와, 남자를 이해하기 위해 한 시절의 사막을 향해 걸어간 한 여자, 그리고 그녀가 보내온 녹음 테이프를 통해 그녀가 사막에서 보게 될 빛과 어둠, 그리고 열기를 한때 그녀의 연인이었던 '나'가 소통하는 그 순간, 서로가 서로를 불현듯 이해하게 되는 그 순간에도 그들은 각자였다. 거기에는 그 남자, 그 여자, 그리고 나, 혼자뿐이었다.

작가는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 인생을 살아볼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반드시 서로를 이해해야만, 이해하는 데 성공했을 경우에만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끝끝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이해하기 위해,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와 '나'는 때로 '우리'가 될 수 있다. 그리하여 나는 너를 다 안다고, 전부 이해한다고,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 대신 나는 너를 모른다고, 너를 이해할 수 없다고, 쉽게 절망하지 않는 것.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붕괴되어버린 한 '세계의 끝'에서 내가 만난 최고의 위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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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웃는 듯 우는 듯, 알렉스 알렉스」에서 인용

출판사 리뷰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_가브리엘 마르케스

‘내 가슴에 귀를 기울였다. 그랬더니 이 이야기들이 서서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라고 시작하는 작가의 말을 쓰고 싶었지만 그러기에 소설가란 직업은 너무나 전근대적이다. (……)
_작가의 말,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언제라도 ‘나’는 ‘나’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 1인칭. ‘나’. 내 눈으로 바라본 세계. 이제 안녕이다. ‘나’로만 구성된 소설집을 한 권 쓰고 싶었다. (……) 이 책의 제목을 빌리자면, ‘나’는 유령작가가 됐다. 더 많은 이야기. 이제 내게는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살아 있는 다른 사람의 체취가 그리워서 잠도 안 온다.
_작가의 말,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모두에게는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 작가로서 진심으로 바라는 일은 이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정말 많은 얘기를 들려주기를.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이 다시 내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주기를. _작가의 말,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만 십오 년, 김연수는 여섯 권의 장편소설과 이번에 출간된 네번째 작품집 『세계의 끝 여자친구』까지, 소설로만 열 권째 작품집을 선보였다.(그러고도 그는 지금 두 편의 장편을 연재중이다―『바다 쪽으로 세 걸음』(창작과비평)/『원더보이』(풋,))
그러고 보니, 이보다 더 ‘삶-이야기’를 갈망하는 작가가 또 있었나 싶다. 그사이, ‘나’의 이야기를 찾아 끊임없이 제 안으로 향했던 작가의 눈과 귀와 가슴은 서서히, 조금씩 조금씩 ‘우리’를 향해, ‘세계’를 향해, 그리고 궁극의 ‘이야기-삶’을 향해, 더 크게 열렸으며, 그 각각의 이야기들은 다시 서로에게 기대어 다시 커지고 깊어졌다.
그 이야기들은, 말하자면, 이렇게 시작된다.
어느 날 갑자기(언제나/누구에게나 그렇듯),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그리고 그 순간” 삶은 “예전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다.” “그러니까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시간에 늦는다고 말하며 그 교차로를 지나가던 그 순간”으로부터 세계/삶은 그렇게 문득, “미세한 균열을 일으키며 부서지기 시작”하고, 바로 그 지점에서 삶은 이야기가 된다.

우리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임에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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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그의 소설을 읽으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최소한 세 번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먼저 ‘세계’라는 이야기에 대해, 그리고 ‘나’라는 이야기에 대해, 결국에는 ‘우리’라는 이야기에 대해. - 신형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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