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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오주석 | | 2003년 01월 30일 리뷰 총점8.0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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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리뷰 총점8.0 22,500

상품정보

출간일 2003년 01월 30일
쪽수,무게,크기 249쪽 | 730g | 175*215*20mm
ISBN13 9788981335991
ISBN10 8981335990

책소개

한 폭의 좋은 그림은 예술품으로 끝나지 않고 사람과 시대를 말해주는 역사와 문화의 표지가 된다. 이 간단한 진실이 왜 우리 그림과는 연결되지 못했을까? 저자 오주석씨의 말을 빌면 우리 옛그림 안에는 우리가 지금 이 땅에 사는 이유, 그리고 우리인 까닭이 들어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우리그림 하나 대기가 힘들다.

저자는 이 사실이 못내 아쉬워 전국을 돌며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해 강연을 해왔고, 마침내 이 강연이 한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강연 분위기를 고스란히 살린 문장 덕분에 쉽고 재미있게 읽혀, 누구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것이 우선 반갑다. 슬라이드를 틀듯이 적재적소에 실려 있는 그림 덕분에 페이지를 넘겨가며 그림을 찾아 설명과 일일이 대조하는 수고도 덜었다.

책을 펼치면 우선 저자가 생각하는 옛그림 감상의 두 원칙이 나온다. "옛사람의 눈으로 보고, 옛사람의 마음으로 느낄 것." 거창하고 엄숙한 이야기일까 긴장했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 그림을 볼 때는 세로쓰기를 사용했던 옛사람의 눈에 맞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그림을 보라는 것. 서양화를 감상할 때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움직이면 그림의 중심 구도와 X자꼴로 부딪혀 버린다. 몇폭 병풍이라면 이야기를 마지막부터 거슬러 읽어 나가는 셈이 된다.

두번째 장에서는 옛 그림에 담긴 우주관과 인생관을 살펴본다. 탑의 층수, 사대문의 이름을 음양오행으로 설명하고, 이를 핸드폰 자판의 천지인 시스템과 연결하며 여기서 다시 한글의 제자원리를 설명한다. 본격적인 그림 이야기로 들어가면 '세계 최고의 호랑이 그림' <송하맹호도>를 예로 들어 한국 사람의 치밀함과 섬세함을 말하고, <백자 달항아리> 속에 담긴 성리학의 가르침을 전한다. 일본식 표구 때문에 본래 기백의 반도 전하지 못하는 경우를 안타까와 하고, 일본식 미감을 우리것이라 이해하는 것을 꾸짖기도 한다.

세번째 장에서는 그림을 통해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하나하나 살펴본다. '고대사는 아무리 자랑스러워도 덜 가르치고, 근대사는 아무리 본받을 것이 적어도 많이 가르쳐야 한다는' 기계적인 생각 때문에 폄하되는 조선이지만, 저자가 옛그림을 공부하면서 다시 곰곰히 따져본 조선은 519년간 계속된, 검소하고 도덕적이면서도 문화적인 삶을 영위한 나라였다. <이채 초상>을 비롯한 극사실 초상은 조선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터럭 한오라기가 달라도 남이다'라는 마음을 바탕에 깐 이 초상들은 예쁜 모습보다 진실한 모습, 참된 모습을 중시했던 조선사람들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처음에 말했듯이 이 책은 강연 형식으로 되었기에, 그 어느 미술 감상서보다 편하게 다가온다. '청중 웃음' '청중 큰박수' 등 양념처럼 끼어 있는 말이 글의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고 흥겹게 한다. 저자가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부터 계속 인용해온 공자님의 글 하나.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우리 것을 알고 싶고, 좋아하고 싶고, 언젠가 즐기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 소개

작가파일보기 관심작가알림 신청 저 : 오주석

吳柱錫 서울대 동양사학과, 동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더 코리아헤럴드 문화부 기자, 호암미술관 및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원을 거쳐 중앙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간송미술관 연구 위원 및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단원 김홍도와 조선시대의 그림을 가장 잘 이해한 21세기의 미술사학자라 평가받은 그는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강연을 펼쳤으며, 한국 전통미술의 대중화에 앞장선 사람이다. 2005년 2월 49세의 나이에 혈액암과 백혈병을 얻어 스스로 곡기를 끊음으로써 생을 마쳤다.

그는 그림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읽고 그 속의 작가와 대화를 하도록 가르쳐준다. 그림 속에서 무심히 지나칠 선 하나, 점 하나의 의미를 일깨우며 그림의 진정한 참맛을 알게 한다. 그러기에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졌고 이에 따라 98년에 <단원 김홍도>로 시작된 그의 저술은 계속 이어지면서 옛 그림에 대한 일반인들의 사랑을 불러 일으켰다. 학계에서는 그에 대해 "엄정한 감식안과 작가에 대한 전기(傳記)적 고증으로 회화사의 저변을 넓히는 데 힘써 왔다"고 평가한다. 1995년 김홍도 탄생 250주년
... 펼처보기

이제는 문화와 예술을 말할 차례다. 문화, 그것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보람, 특히 지금 이 땅에 사는 이유, 그리고 우리가 우리인 까닭, 바로 정체성의 문제다.

목차

1. 강좌를 시작하며
2. 옛 그림 감상의 두 원칙
3. 옛 그림에 담긴 선인들의 마음
4. 옛 그림으로 살펴본 조선의 역사와 문화
5. 강좌를 마치며
6. 부록 - 그림으로 본 김흥도의 삶과 예술

책속으로

이 여인의 눈빛을 자세히 뜯어보십시오. 이 앞에 누군가 남정네가 앉아 있는 것처럼 보입니까? 분명 여인이 옷을 벅시는 벗는 모습이지요. 옷을 입는 모양일수도 있다고요? 하지만 아래 치마끈 매듭이 풀려 느슨해진 것을 보십시오. 하루 일이 끝난 고단한 몸을 우선 치마끈 매듭부터 풀러 숨쉬게 해놓고 이제 막 저고리도 마저 벗으려는 것이 분명합니다. 옷고름을 풀때는 이렇게 한 손으로 노리개를 꼭 붙들고 끈을 끌러야 아래로 뚝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위에 남자가 없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요? 남자는 커녕 아무도 없는게 분명합니다. 이 꿈 꾸는 듯한 눈매를 보세요! 이런 맑은 표정이 남 앞에서 나오겠습니까?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신윤복이 저 홀로 지극히 사모했던 기생을 그린 것 같습니다. 그것도 대단한 일류 기생을 말입니다. 아득하니 저 멀리 높이 있어서 도저히 제 품에 넣을 재간은 없고, 그렇다고 연정을 사그라뜨릴 수도 없으니까 이렇게 그림으로라도 옮겨 놓은 것 같아요. 기생이라고 하면 여러분, 흔히 요새 술이나 따르는 고만고만한 그런 여성을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물론 조선시대라고 그런 기생이 없엇던 것은 아니지만, 그 기생이라... 펼처보기 --- pp.205~206


과학자들도, 사물을 보는 것은 눈이지만 그 눈은 오직 우리의 마음 길이 가는 곳에만 신경을 집중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눈이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이 본다고 말할 수 있지요. 그래서 옛 그림을 진짜로 잘 보려면 옛 사람의 마음으로 봐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려진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화폭 속에는 여러 형상이 갖가지 모양으로 그려져 있지만, 요컨대 이 모든 것 또한 한 사람, 즉 화가의 마음이 자연과 인생에 대해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묘사해 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회화 가상이란 한 사람이 제 마음을 담아 그려 낸 그림을, 또 다른 한 사람의 마음으로 읽어내는 작업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 어렵지 않습니까? 그것도 옛 사람의 마음이라니 원, 마음이란 것은 지금 마주 대하고 있는 앞사람의 속도 열 길 물속보다 알기가 어렵다는데 말이지요.--- pp.8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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