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한 미움 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김현정 옮김, 스타북스(2015)

기시미 이치로가 풀어내는 아들러 심리학 책을 읽은 사람마다 깨달음의 정도가 다르겠지만 저는 삶이 달라졌다고 느낄 만큼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 속에서 살겠다고 시골로 와서도 육아의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서 도시 교육을 보면서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고 아이들을 부모와 동등하게 대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버텨내는 용기」 등을 읽으면서 아들러 심리학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면서 완전히 아들라 심리학에 매료되어 버렸습니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풀어가는 방법, 어려운 상황에서의 처세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방법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이라면 내 아이들을 내적으로 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마음이 들어 아들러 심리학을 육아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스타북스에서 출판된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를 읽으면서 구체적인 아들러식 육아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들러식 육아의 목표는 아이들의 자립입니다. 아이들이 성공적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능력이 있다고 믿어야 하며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친구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들러는 아이들을 비난하지도 칭찬을 하지도 말라고 합니다. 비난은 용기를 꺾어버리고 칭찬은 도전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아도 되기에 이미 받은 칭찬으로 만족하고 혹시나 실패할 것을 두려워해서 시도하려는 마음을 없앤다는 겁니다.

아들러식 육아법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대충 알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생활에 접목해야 하는지 막막했습니다. 아이를 야단치지 말라는 것과 칭찬하지 말라는 것은 알지만 어느 선까지 야단치지 말아야하는지 어떻게 좋은 행동을 한 아이에게 말을 건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를 위한 미움 받을 용기」에서 기시미 이치로는 자신이 직접 아이를 키워본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 행동법이 나오기 때문에 도움이 됩니다. 나쁜 행동을 한 아이에게 위압적이지 않은 태도로 문제를 지적하고 바른 행동을 제시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우유를 가지고 다니며 마시다가 흘린 것은 나쁜 행동이 아니라 어떤 시도가 실패한 것이기에 미리 야단 치거나 나중에 비난할 것이 아니라 흘린 우유를 닦게 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는 것이지요.
아이가 한 좋은 행동에도 좋은 행동을 계속해줄 것을 의도한 칭찬보다는, 누구에게 공헌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고맙다'고 말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또 아이의 과제와 어른의 과제를 구분하라는 이론 보면서 의문을 가졌던, 아이가 자신의 과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문제도 해결책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의 과제를 공동의 과제로 바꾸라는 거지요.
숙제를 하지 않는 딸에게 잔소리하는 것은 아이의 과제를 어른의 과제로 인식하는 겁니다. 숙제를 하지 않아 혼나는 것을 선택하든 숙제를 해가는 것을 선택하든 그것은 아이의 몫입니다.
숙제를 하지 않아 혼날 아이가 걱정되는 마음은 어른의 과제입니다.
걱정되는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서 도움을 제시함으로 공동의 과제로 만듭니다. 아이에게 도와줄 것은 없는지 물어보는 거지요. 아이가 도와달라하면 도와주고 거절하면 그것은 오롯이 아이의 과제가 될 겁니다.
아이가 숙제 등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큰소리로 야단치거나 속상해할 문제가 아닙니다. 여기서 소리치게 되면 아이는 아이의 과제를 제대로 하지 못 했고 부모는 부모의 과제를 제대로 해내지 못 한 겁니다. 야단쳐서 억지로 숙제를 하게 하는 것, 즉 자식을 힘으로 누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켜보다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아이가 원한다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들러를 알기 전부터 '아들러식'이라 아우를 수 있는 육아법을 추구해온 저로서는 크게 어렵지 않은 방법인데, 보통의 부모들에게는 아이의 문제 행동을 방치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 같습니다.
숙제하고 학원가고 집에 와서 공부하고 하는 패턴이 익숙한 부모님에게 아이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크게 화가 날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이가 하고 있는 일이 스스로 선택했다는 자각이 없이 어른들의 요구에 따라 쫓아다니기만 하면 어느 순간 지쳐버릴 거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친 아이들의 거친 반항을 사춘기라 하여 누구나 지나가는 한 때로 규정하여 아이가 부모와 세상을 신뢰하지 못 하는 현상을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아들러는 아이에게 반항기란 없다고 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믿어 스스로 잘 해나갈 것이라 믿고, 자식이 스스로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다가 때로 힘에 부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반항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세상에 대한 신뢰가 탄탄하기 때문입니다.

자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겁니다.
어린 자식이 도움을 바랄 때 도와주고 싶지 않은 부모도 없을 겁니다.
이런 바램으로 인한 행동들이 지나치게 과하거나 엄격하면 아이와의 관계를 어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내 아이의 문제 행동이 눈에 거슬리시는 부모거나 아이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부모라면 꼭 아들러식 육아법을,  「엄마를 위한 미움 받을 용기」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꿔보고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사용하도록 노력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