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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5년 05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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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480쪽 | 886g | 152*202*30mm |
ISBN13 | 9788952773180 |
ISBN10 | 8952773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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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래픽노블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마블 코믹스의 영화 <어벤저스> 1,2편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마블의 영웅 중 우리에게 가장 알려진 캐릭터는 스파이더 맨이다. 최근에는 아이언 맨이 영화 성공으로 더 알려졌지만 그 이전에는 당연히 스파이더 맨이었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도 상당히 많고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미국의 경계를 벗어난 곳에서 그 인기는 별로였던 것으로 안다. 물론 이 인기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말한다. 방대한 마블 코믹스의 인기인들은 솔직히 자주 접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영화로 만들어졌다면 이런 캐릭터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겠지만 영화는커녕 대부분 번역조차 되지 않은 캐릭터라 아주 낯설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약점을 안고 읽을 수밖에 없다.
어린 초인들이 방송을 하던 중 악당이 자폭하면서 수백 명의 민간인이 죽게 된다. 우리가 아는 영웅들은 언제나 이런 위험을 아슬아슬하게 막지만 어린 초인들은 무력하기만 하다. 바로 스탬포드 사건이라 불리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만 가지고 보면 솔직히 아이언 맨이 정부의 편에서 초인등록법이란 것을 강제하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데 책소개를 보면 <시크릿 워>에서 이미 헐크의 폭주가 있었다. 그 당시는 아이언 맨도 반대했지만 이 스탬포드 사건이 그의 생각을 바꾸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공을 들이는 초인이 한 명 있다. 바로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이다.
마블이나 영화 속에서 초인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숨긴 채 악당들을 체포하고 시민들을 위험에서 구한다. 자신만의 코스튬을 입고 말이다. 그런데 이 초인등록법은 그 익명을 제거하고 자신의 능력을 모두 등록해야만 한다. 훈련기관에서 교육까지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친 후 초인들은 악당을 제거하거나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초인을 경찰처럼 만들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 등록을 거부하면 그들은 이 법을 따르는 초인들에 의해 잡혀 프로젝트 42라고 불리는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잠재적 위험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한 가장 신랄한 비판은 ‘1940년대 독일’과 비교한 것이다. 캡틴 아메리카가 만들어졌던 시기의 유대인 등록법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이 초인등록법을 두고 초인들은 두 패로 갈라진다. 하나는 아이언 맨 편이고, 다른 한 쪽은 캡틴 아메리카 진영이다. 정부와 실드의 지원까지 얻은 아이언 맨은 이 법을 거부하는 초인들을 압박하고 거부하는 자들을 수용소에 가둔다. 그들이 아무런 죄도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이 법을 위해 방대한 감시 체계를 구축한다. 효율적인 시스템일지 모르지만 개인의 자유는 엄청난 퇴보를 가져온다. 이것을 위한 하나의 이유는 초인들이 저지를지도 모르는 위험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스탬포드 사건의 희생자 엄마를 등장시킨다. 이 법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어 순간적으로 아이언 맨에 대한 반감이 깊어진다.
소설은 이 초인등록법이란 법을 강제하기 위한 쪽과 반대편의 대결 그 이상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두 진영의 리더가 느끼는 고뇌가 잠시 나오지만 액션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원래 그래픽 노블이 있는 작품을 소설로 만들면서 섬세한 감정이나 심리묘사가 더 많아졌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 초인등록법에 대한 부분은 그대로 둔 듯하다. 많은 초인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역할과 활약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분량의 이 소설에서도 그것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마지막에 두 초인 진영이 싸우는 장면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깨달음의 순간으로 표현한 것조차 깊은 공감을 끄집어내기는 무리다. 어쩌면 지극히 미국적인 초인들을 대상으로 한 그래픽 노블이다 보니 한계가 분명한 것인지도 모른다.
감정적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이성적인 부분에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마지막에 초인들 일부가 초인등록법을 거부하고 다른 나라로 떠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이 더 ‘1940년대 독일’과 겹쳐진다. 실제 영화로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한 편으로 시빌 워가 나온다고 하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언젠가 이 시리즈를 다 읽거나 보게 되면 마블 코믹스가 생각하는 초인등록법의 분명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충분한 재미를 즐기지 못하지만 영화나 다른 작품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 같다. 다만 이 시리즈를 계속 볼 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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