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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당시 포스트 서태지의 선두주자로 각광받았던 패닉은 시간이 지날수록 두 음악 감독이 확고한 자기 영역을 구축함으로써 분리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기대를 뛰어넘는 활동을 펼치며 그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두 리더 이적과 김진표의 합작은 현재 3번째 앨범에서 멈춘 상태지만, 개인적인 앨범뿐만 아니라 둘의 조화가 풀어내는 그림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80년대 언더그라운드 음악이 개화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최성원이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이적이 전곡을 작사, 작곡에 편곡까지 만들어낸 이들의 1집은 무엇보다도 패기 있는 신인의 모습, 그것 이였다. 앨범 속에는 신선하고 색다른 시도들이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천편일률적인 댄스의 모습을 한 여타의 신인들과는 분명 궤를 달리했다. 이들의 본격적인 인기는 타이틀곡 ’아무도’가 별다른 호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사라질 즈음, 팬들이 발견해낸 ’달팽이’란 곡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곡은 조금씩 TV와 라디오를 점령하더니 급기야 차트 1위에 등극했고 이들의 이름을 만방에 떨치게 했다. 곧장, 이적은 달팽이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왔으며 곡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던 김진표는 브라운관의 모습을 위해 색소폰을 들고 나타났다. 히트곡 ’달팽이’는 평론가 성우진에 의해 닐영(Neil Young)의 ’After the gold rush’와 도입부가 비슷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이들의 1집은 ’기다리다’와 같은 서정적인 멜로디, ’다시 처음부터 다시’의 재치 있는 곡 전개 등으로 많은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어 히트한 ’왼손잡이’는 이들을 사회성을 가진, 의식 있는 그룹의 이미지를 심어주며 아울러 평단으로부터도 음악성에 대한 높은 점수를 얻어냈다. 1년 뒤 2집을 들고 나온 이들은 1집의 대중성과는 확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다 록에 기초한 음악은 얼터너티브, 펑키, 힙합 등의 요소를 끌어들였으며 메시지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두었다. 현 세태를 비판하며 넓은 이상향을 그린 ’UFO’로 인기의 전운을 드리운 이들은 이어 ’어릿광대의 세 아들에 대하여’로 활동했으며 1996년 11월 자신들의 이름으로 된 첫 전국 투어를 가졌다. 이들의 2집은 숨소리를 주요 리듬으로 했던 ’Intro’, ’달팽이’의 표절건에 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드러냈던 ’혀’, 부모의 기준을 강요하는 현실을 비꼬았던 ’Mama’, 선생이라는 권위에 반기를 들었던 ’벌레’ 등 신랄하고 독설 가득 찬 가사로 많은 부동층을 잃었지만, 대신에 더욱 더 확고한 매니아층의 단결을 촉진시켰다. 이적과 김진표는 랩과 보컬의 이분을 확연히 했으며 들러리에 불과했던 김진표는 ’벌레’와 ’Mama’를 작곡하며 드디어 중심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1996년 대한민국 영상음반 대상을 수상한 이들은 소극장 공연으로 팬들과 교류했지만 이적이 < 별이 빛나는 밤에 >의 DJ를 맡고 김진표가 자신의 솔로 앨범 < 열외 >를 발표하면서 각자의 색깔을 분명히 하기 시작했다. 김진표는 ’Fly’와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로 연속 안타를 쳤으며 이적은 김동률과 함께 < 카니발 >이란 프로젝트 앨범을 발표해 높은 판매고로 그해 연말 영상음반 대상을 받았다.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실력파 랩퍼로 우뚝 선 김진표와 유희열, 김동률 등과 더불어 장래가 촉망되는 작곡가 대열에 들어 선 이적의 패닉 3번째 음반은 2집을 발표한지 약 1년 반 뒤에 대중의 손으로 인도되었다. 완성도 면에서 이들의 최고 앨범으로 꼽히고 있는 이 앨범은 초창기의 참신했던 두 신인이 훌쩍 커버린 자화상을 표현하고 있었다. 보다 성숙한 세계관이 돋보이는 첫 싱글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가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이어 그룹 이브의 고릴라적인 멜로디 전개가 느껴지는 ’숨은 그림 찾기’가 인기를 얻었다. 이 앨범은 두 뮤지션이 만들어낸 짜임새가 절정에 달했음을 보여주었으며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 이외에도 인더스트리얼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태엽장치 돌고래’, ’오기’와 ’여행’ 등이 팬들로부터 꾸준히 호평 받았다. 김진표는 이후 자신의 솔로 앨범 2, 3집을 비롯해 그룹 넥스트의 멤버들과 노바소닉을 결성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다 건강상태로 현재는 라디오의 DJ와 MC 등을 보며 약간 뒤로 물러서 있으며 이적은 자신의 솔로 앨범을 한 장 발표한 뒤 한정밴드의 멤버들과 그룹 긱스를 결성해 앨범 두 장을 시장에 내놓았다. 패닉이란 이름의 그룹활동보다 타 활동에서 더 두각을 나타냈던 이들은, 그럼에도 여전히 다음 앨범에 대한 팬들의 압력을 받고 있으며 김진표의 건강상태와 이적의 군 문제가 해결되면 새로운 작품을 위해 언제든 랑데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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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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