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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Nine Inch Nails - Bad Witch 나인 인치 네일스 정규 9집
SonyMusic
[밴드] 트윈 픽스 드라마음악 (Twin Peaks 2017 Music from Limited Event Series) [2 LP]
Warner Music
[밴드] 로스트 하이웨이 영화음악 (Lost Highway OST) [블랙반 2LP]
Music on Vinyl
트렌트 레즈너(Trent Reznor)의 원 맨 밴드 나인 인치 네일스는 세기말 사운드라 불리는 ‘인더스트리얼’의 결정체이다. 혼돈과 무질서로 대변되는 어지러운 시대에 그가 퍼트린 ‘소음의 미학’은 일대 사운드의 반란이었다. 기존 록음악의 양식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예쁘장한 소리대신 귀에 거슬리는 노이즈를 의도적으로 채택했다. ‘소음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였다. 대중들도 열렬히 환영하며 기꺼이 그의 추종자가 되기를 자청했다. 또한 한때 절친한 친구이자 수제자였던 ‘맨슨교 교주’ 마를린 맨슨(Marilyn Manson)도 레즈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만큼 세기 끝물에 나인 인치 네일스의 인더스트리얼 전도는 반짝 반짝 빛을 발했다. 하지만 트렌트 레즈너가 인더스트리얼을 창조한 것은 아니다. 모든 음악 장르가 그렇듯 긴 세월동안 합종연횡을 거듭하면서 번듯하게 세기말의 축복을 받았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전통적인 대중 음악의 패턴을 전복시키고자 기계의 각종 소음들을 전자 사운드에 결합시켜 생소한 사운드를 만들어낸 스로빙 그리슬(Throbbing Gristle), 카바레 볼테르(Cabaret Voltaire) 같은 영국 그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사운드의 거부감 때문에 별다른 조명한번 받지 못하고 사라져간 선배그룹들과 달리 그는 ‘대중성’을 가미시켜 음악 트렌드로 이끌어냈다. 음지에 갇혀있던 사운드를 양지로 길어 올린 것이다. 트렌트 레즈너가 인더스트리얼로 귀의(歸依)한 연유는 그의 성장과정에서 유추할 수 있다. 그는 1965년 5월 17일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머서(Mercer)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부터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의 품에서 자랐다. 할머니의 관심 속에 피아노와 색소폰, 튜바 등을 배우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클래식음악에 빠져있던 그가 극단적 음악으로 선회하게 된 계기는 인근 알리제니 대학(Allegheny College)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면서부터였다. 전자 음악의 아이콘인 컴퓨터를 다루면서 풍성하고 이질적인 효과음과 소리들에 심취하게 됐다. 졸업 후에는 클리브랜드로 이주, 악기점과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노이즈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이와 병행하여 이노센트(Innocent), 엑소틱 버즈(Exotic Byrds), 프러블럼스(Problems)같은 그룹에서 활동하며 앨범을 발표하는 등 실전에도 전념했다. 그는 1988년 언더그라운드에서 갈고 닦은 이론과 실기를 바탕으로 데모 음반을 제작하고 자신의 페르소나(Persona) 나인 인치 네일스를 출범시켰다. 나인 인치 네일스의 음악은 다른 인디스트리얼 밴드에 비해 접근이 용이하다. 멜로디에 생동감이 넘치며, 사운드도 라이브무대에서 실제 연주가 가능하게끔 제작하기 때문에 기계적이면서 기계적이 아니다. 그 내면에 인간의 박동소리가 고동친다. 1997년 시사 주간지 ‘타임’이 그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하면서 "트렌트 레즈너는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황제이다. 그는 암울한 인더스트리얼 음악에 인간성을 부여한 시인이다."라는 코멘트가 웅변한다. 그가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1989년의 데뷔작 < Pretty Hate Machine >에서 잘 드러난다. 레즈너의 최고 싱글 중 하나로 꼽히는 ‘Head like a hole’, 테크노의 전형을 보여주는 ‘Sin’ 등 ‘깨끗함으로 세탁된’ 인더스트리얼 사운드를 선사한다. 그는 그러나 이후 발매되는 앨범들부터 ‘인간에 대한 예의’는 어느 정도 지키고 있지만 기계의 실험성에 보다 더 집착했다. 1992년에 내놓은 미니 앨범 < Broken >에 수록된 ‘Happiness in slavery’, ‘Wish’에서 그 포문을 열었다. 사운드의 벽이 한층 두꺼워졌고, 공격적이며 폭발력이 강해졌다. 다음해 ‘Wish’로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고의 메탈 퍼포먼스’상을 받은 것은 그의 음악 텍스쳐에 대중들이 익숙해져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그리고 그것의 최고 절정은 2년 뒤에 발표한 2집 앨범 < The Downward Spiral >에서 만개했다. EP < Broken >의 방법론을 그대로 따르며, 그 위에 현대 산업사회의 천사이자 악마인 기계에 대한 모티브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프로그레시브적인 형식을 입혔다. 미국에서는 2위, 영국에서는 7위를 기록하는 등 상업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March of the pigs’, ‘Closer’ 같은 곡들이 꾸준한 인기몰이를 했다. 트렌트 레즈너의 후속작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신을 돌봐왔던 할머니의 죽음과 절친했던 마를린 맨슨과의 결별 등 죽음과 믿음 상실이라는 고통 속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그를 향한 언론과 팬들의 무조건적인 기대감 역시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그 사이에 영화 ‘내추럴 본 킬러스’와 ‘로스트 하이웨이’의 음악 감독을 맡아 그의 음악을 갈망하는 팬들에게 잠깐이나마 위로를 해주었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1998년 공개된 3집 앨범 < The Fragile >은 수록곡 23곡에 러닝 타임 100분의 두 장 짜리 CD로 그의 모든 음악적 역량을 쏟아 부었다. 피아노 발라드 ‘La mer’에서 증명되듯 전작보다 멜로디 라인이 수려해 데뷔 앨범처럼 듣기가 수월하다.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웅장함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실험정신을 버린 것은 아니다. 첫 싱글 ‘We`re in this together’에서 보여지는 비트의 쪼개짐은 놀랍다. 리듬을 자유자재로 교차시키며 음악의 숲을 일궈나간다. 레즈너 특유의 탐미도 여전했다. < 롤링스톤 >은 이 앨범을 ‘소외와 공포의 출구인 핑크 플로이드의 < The Wall >의 트렌트 레즈너 버전’이라며 극찬했다. 이어서 그는 올해 초 < The Fragile >의 리믹스 버전인 < Things Falling Apart >를 발표했다. 그의 작업 경로로 볼 때 리믹스 작업은 당연한 후속 조치다. 하나의 곡을 가지고도 끊임없이 새롭게 재해석, 변형시켜 한 곳에 안주하기를 거부하는 그의 자세가 빚어낸 결과이다. 그는 이미 2집의 리믹스 앨범 < Further Down The Spiral >을 1995년에 내놓은 바 있다. 작용과 반작용은 늘 공존하기 마련이다. 트렌트 레즈너가 대중 음악계에 쌓아 올린 가장 큰 메리트는 인더스트리얼의 대중화다. 소음의 놀이터로만 머물던 것을 ‘소음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당당히 보여줬다. 반대로 이것은 또한 상업성을 타도하자는 정신에서 출발한 인더스트리얼의 기조를 스스로 허무는 결과를 낳았다. 그가 마를린 맨슨을 ‘돈 잘 버는 사업가’에 비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또 다른 작용과 반작용을 만들어 내는 노력이다. 그것을 위해 지금도 나인 인치 네일스의 주인공 트렌트 레즈너는 전진하고 있다.
 
자료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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